이 와인은 돈 멜초 칠레와인입니다.
금액은 30만 원 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.
사실 이 와인은 와인클래스 선생님이
장기보관용이라고 말씀해주셔서
장기보관해서 10년 뒤에 먹으려고 했는데,
맛있는 음식과 먹다 보니 먹던 와인이 뚝 떨어져서
하하하
이 녀석을 까 버렸습니다.
-------바쁜 분들을 위한 요약정리-------
마니악한 와인은 아니다.
그러나 선물하기에 아주 좋은 와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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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격은, 30만 원 대였던 것 같은데,
개인적으로는
보르도 와인의 탄탄한 기본기를 좋아하므로
진득한 와인, 농도가 짙은 와인을 선호합니다.
그러나 이 와인은 늘 칠레와인에서 보여주는
농염한 이미지와는 반대, 신선하고 상큼한
그러한 이미지였다.
사실 30만 원대의 와인이라면 음..
30만 원 대의 와인에게 바라는 게 있지 않나 싶다.
그러나 장기숙성 와인을 덜렁덜렁 까먹어놓고
이런 소리를 하는 게 좀 웃기지만 ㅠㅠ
그런데도 이 와인의 리뷰를 남기는 건
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.
무슨 매력이 있느냐.
와인을 잘 모르는데, 와인을 선물 받으면
곤란하기 짝이 없을 데가 있습니다.
옛날의 내가 그러했습니다.
와인을 선물 받았는데,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인지.
떫고 안 달고.. 상한 건 줄 알았단 말입니다.
그런데 이 와인은 선물하기에 꽤 괜찮은 와인으로
결론을 내렸습니다.
와인에 취향이 생성되기 전이신 분,
마니악한 와인을 힘들어하시는 분
너무도 쉽게 아, 와인이라는 게 이런 맛이구나.
와인 꽤 어렵지 않고 괜찮잖아?
처음부터 그러면 무난한 것을 선물하지 않고,
왜 와인을 선물하느냐.
이건희 회장님의 개인 소장 미술품 특별전을
많이들 다녀오셨을 거라고 생각되지만,
그곳에 이 작품이 있었습니다.
그때, 저는 김환기 작가의 우주 작품을 직접 보았습니다.
남편에게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다 보니,
띵! 하는 생각이 들었죠.
연인이 오래되면 할 얘기가 없지 않냐는
그런 질문을 듣곤 했어요.
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대화주제가
존재하더라고요.
그래서 저는 생각해 보았어요.
우리는 무슨 대화로 주로 대화를 나누던가..
분야가 정확히 반대 편을 향해 서있는 내님과 저는
서로 늘 자신의 분야의 낯선 부분을 보여줄 수 있죠.
이렇게 어떤 사람들의 말 문을 트는 것,
어떤 사람과 공통의 대화주제를 만드는 것,
그럼에도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주제.
그러나, 즐거운 시간을 만드는 데
큰 도움을 주는 어떤 것.
그럼에도 이 연령층의 혈당을 괴롭히지 않는 것.
그렇습니다. 그것은 바로 와인이었습니다.
이 패키지의 커다란 환기 작가의 작품을 펼쳐두고
이 작품이 저 한 벽을 통째로 채우고도 부족할 만큼
큰 작품이더라, 이 작품은 점묘법인데,
처음에는 이게 왜 멋진지 잘 모르겠었노라,
다시 돌아보고 오니 이 작품의 크기와 위압감이
느껴졌노라,
사람들이 모두 앉아 멀리서 감상 중이라 가까이에서
볼 수 없었지만, 이 레이블과 패키지로
가까이서 자세히 보니, 이게 생각보다 섬세하네,
이게 왜 작품명이 우주인지 깨달았노라.
저는 이 작품을 자세히 뜯어보니,
아, 이 작은 요소 하나하나 우주의 먼지 같은
우리들과 비슷하다.
이렇게 도란도란 수다를 떨다 보니
아 이 제품은 이런 제품이었구나.
이렇게나 하루종일 무해한 대화를 할 수 있게
만들어주는 이 와인은
선물용 와인으로 매력이 10000점인
와인이었습니다.
게다가, 시간을 묵혀 잘 보관하고 있었다면,
언젠가 10년이 흐른 미래에
이미 유명한 이작품과 와인을 선물하거나
함께마시며, 이걸 구입했던
2024년에 있었던 일을
라떼는 말이야~를 할 수 있었겠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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